국회는 23일 오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열었지만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8시 본회의를 개의했다. 하지만 첫번째 안건인 ‘회기 결정의 건’이 올라오자마자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 근처로 몰려들었다. 문 의장은 ‘12월 25일까지 개의’를 요구한 민주당 제안을 언급하며 “필리버스터 불가, 토론은 허용” 방침을 냈다. 그러자 첫번째 토론자로 나온 주호영 한국당 의원이 “의장이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 민주당은 예전에 인사 안건에 대해서도 무제한 토론을 요구했다”고 맞섰다.
앞서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선거법과 공수처법 목표는 좌파 독재”(황교안 대표)라며 강경 투쟁을 시사했다. 예산부수법안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고, 예산부수법안에는 수정안 300여 건 제출했다. 이날 오후 7시쯤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문 앞에 일렬로 앉아 “양대악법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역사에 죄를 짓지 말라”, “부끄럽지 않냐”고도 외쳤다.
문 의장은 당초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려고 했다. 손학규(바른미래당)·심상정(정의당)·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와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이날 오전 공동 합의문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석패율제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며 “오늘 중으로 선거법ㆍ공수처법ㆍ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예산부수법안, 민생법안을 일괄 상정해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한 게 계기였다. '3+1'이 발표하는 형식이었지만 민주당과 전날 사전 조율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막판 문구 조율이 늦어지면서 본회의는 7시 이후로 미뤄졌다. '4+1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오후 7시 30분쯤 4문장(292자) 짜리 합의문을 발표했다. “선거제도 개혁법과 검찰개혁법의 수정안을 공동으로 발의하며 합의 내용의 최종적 관철을 위하여 끝까지 공동노력하기로 한다”는 짧은 글이었다. 이인영(민주당)·김관영(바른미래당)·유성엽(대안신당)·윤소하(정의당)·조배숙(민주평화당) 등 각 당 원내대표급 의원들 명의로 냈다.
이날 본회의는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고 13일만에 열렸다. '4+1'이 선거법 협상에서 연동형 캡·석패율제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본회의 개최가 늦어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늦은 저녁까지 이들과 개별 접촉해 지역구 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253명 대 47명)대로 유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연동률 50%)으로 한정시키고 석패율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은 선거법 협상 타결에 맞춰 4+1 합의안이 나왔다. 공수처는 쟁점이 됐던 기소심의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는 민주당 ‘백혜련 안(案)’에 무게가 실렸다. 판사·검사·경찰(경무관 이상)만 수사해 기소할 수 있고, 대통령과 친인척·국회의원은 수사하되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예산안 처리에서 “4+1의 위력”(박찬대 원내대변인)을 강조했던 민주당은 결국 제1야당인 한국당과의 합의를 거른 채 패스트트랙 안건 수정안을 무더기로 상정했다. 4+1의 뜻이 모였다는 건 민주당에 ‘의결정족수 확보’를 의미했다. 한국당(108석) 협조 없이도 본회의 의결(재적 295명 기준 148명)에 필요한 인원이 확보된 것이다.
심새롬·윤정민 기자 saerom@joongang.co.kr
2019-12-23 11:26:2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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