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각각 9배,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발표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중국 당국은 기존의 확진 범위를 넓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지만 향후 중국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13일 오전 0시(현지시간) 기준 후베이성 내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4840명 증가해 총 4만820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의 1638명보다 9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또 후베이성의 누적 사망자는 총 1310명으로 이날 하루만 242명 증가했다.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코로나19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통계기준을 바꿔 CT촬영 결과로 판정받은 환자도 확진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후베이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다른 지역은 이미 임상진단을 통한 확진 판정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주장의 진위는 알 수 없다. 또 사실이라고 해도 전 세계 확진 환자의 70% 이상이 몰려있는 후베이성의 감염 실태가 이제서야 파악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말문이 막힌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심한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당서기가 경질된 것이 통계기준 변경과 관련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들 두 수장은 코로나19 초기 대응 미흡으로 중국 전역에 대규모 확산을 야기했음에도 피해 상황을 축소하는 데 급급해 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확진 환자 기준을 변경한 것은 통계 수치와 현실에서 체감하는 환자 수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실질적 통계’에 가깝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의 정확성을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보이는 많은 후베이성 사람들이 12일 이전까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망자가 훨씬 많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확진자 역시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하는 텐센트에 따르면 13일 확진자 5만9883명으로 중국 당국보다 많다. 이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은 임상 진단을 받은 환자를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국 내외에서 과거 경제 관련 수치 조작과 관련해 많은 의심을 샀던 중국 당국이 이번에도 통계를 조작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해외 보건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사망자와 확진자 통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역학전문가인 닐 퍼거슨 교수는 “중국이 중증 환자들에 대해서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실제 사망자와 확진자 수에서 약 10% 정도만 공식통계로 포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한에서는 실제 환자 19명 중 1명 정도만 공식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교수는 지난 1월 26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평균 2.5~3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총감염자가 3만~20만명 사이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는 10만명 정도로 본다”고 분석했다. 당시 중국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수는 2744명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퍼거슨 교수의 추정이 훨씬 신빙성이 있다.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 유명해진 중국 재벌 궈원구이는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5만명 이상, 확진자가 150만명에 이른다”고 폭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2020-02-13 08:33: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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