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20일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를 황교안 대표 측근 인사들로 새로 꾸렸다. 비례대표 공천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졸속 공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기존 공천자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한선교 대표 퇴진 하루 만에 당 대표를 포함해 미래한국당 지도부 얼굴이 싹 바뀌었다. 황 대표 의중이 실린 통합당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한 것이다. 당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한 5선의 원유철 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된 원 대표는 “신속하게 미래한국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체제를 정비하겠다”며 “공관위는 새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선교 전 대표 체제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전날 황 대표 발언의 연장선상이었다. 원 대표 외에 재선의 염동열 의원이 사무총장을, 역시 재선인 김기선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기로 했다. 원 대표는 이날 취임 직후 공천관리위원장에 배규한 백석대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배 교수는 황교안 대표 체제의 통합당에서 대표 특별보좌역과 당무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인사다. 배 교수를 포함해 6명의 공관위원이 새로 합류했다. 기존 공관위원 중에는 한선교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조훈현 의원만 남았다.
대표 취임에 공관위원 구성까지 이날 완료함에 따라 공천 작업 역시 속전속결로 진행될 분위기다. 이와 관련 원 대표는 ‘비례대표 순번을 새로 짤 것이냐’는 질문에 “새롭게 구성되는 공관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황 대표 의중이 실린 통합당 출신 인사들의 전진배치 가능성이 유력하다. 공관위는 남은 선거일정 등을 감안해 가능한 24일까지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로운 공천 작업에 따른 후폭풍이 또 다시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공천 결과에 따라 당선권에서 밀린 기존 공천자들이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진 전 의원 등에 대한 황 대표의 공천개입 사실을 언급한 한선교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만약 저 쪽이 (공천 과정에서) 만행을 저지르면 추가로 (통합당의 공천 개입 사실을) 더 말하겠다”고 했다. 통합당과의 공천 갈등 속에 위성정당이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자인한 만큼, 이에 대한 선거법 위반 소지도 생길 수 있다. 실제 공병호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외적으로 (통합당이) 간섭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미투 의혹으로 부산 북ㆍ강서을 공천이 취소된 김원성 최고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경남 양산의 한 종교시설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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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12:00:3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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