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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부터 항공사까지…M&A 커뮤니케이션에서 주의할 점 - 더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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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두영 피벗 파트너스(Pivot Partners) 대표
M&A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수자와 매도인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M&A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수자와 매도인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더피알=김두영] 기업 인수·합병(Mergers&Acquisition)은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삼성, 현대, LG 등 한국의 대기업은 과거 제품 개발과, 생산, 마케팅, 판매를 직접 수행하는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에 집중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겪으며 수많은 금융회사와 기업이 무너지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회사를 인수하면서 M&A는 매우 익숙해졌다.

M&A의 장점은 단숨에 시장에 새로 진입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매우 중요한 경영전략과 투자 방법으로 각광받았다.

지금도 시장에 수많은 기업이 매물로 올라와 있다. 최근 논란이 인 현대산업개발(HDC)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나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두산그룹의 계열사 매각 등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에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손해보험을 매각했다.

M&A는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기 때문에 매수인과 매도인의 기(氣)싸움과 정보전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수의 계약이 아니라 공개 입찰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더더욱 그러하다.

M&A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수자와 매도인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사는 기업은 경쟁자를 제치면서 최대한 싸게 사야 하고, 파는 쪽은 흥행을 유도하며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한다.

매수 기업이 최고가를 제시해 낙찰받은 이후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딜(Deal)이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파는 기업의 PR팀은 회사의 안정성과 함께 아니라 미래 성장성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기존의 재무 실적뿐만 아니라, 기술력과 인력의 우수성, 주력 사업과 신규 사업의 성장성 등을 모두 스토리에 담아야 한다.

반면, 사는 기업의 PR팀은 왜 내가 경쟁 후보보다 뛰어나고, 인수자금은 어떻게 마련하고, 인수 이후 기업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합병 이후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M&A를 위한 기업 가치평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에비타(EBITDA: 이자·세금 감가상각 이전 영업이익)이다. 여기에 멀티플(multiple)을 곱해 가치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연간 기준 EBITDA가 1000억원인데, 10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1조원이고, 여기에 60% 지분을 인수하면 인수가격은 6000억원이 되는 것이다.

핵심은 멀티플이다. 일반적으로는 10배 안팎을 적용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미래 성장성과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인정받으면 15배를 넘기기도 한다.

매수 기업은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매각 대상 기업의 흠집을 내는 부정 기사를 언론에 흘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시멘트 기업이 보유한 광산의 잔존 가치가 알려진 것보다 매우 낮다, 설비가 낡아서 대규모 신규투자가 필요하다, 중요 인력이 빠져나갔다, 부실 자산이 많다 등의 기사를 흘리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는 인수의사를 밝힌 후보가 10개였는데, 실제로는 3개밖에 안된다며 흥행성을 낮추는 것이다. 파는 쪽은 이러한 이슈를 항시 모니터링하며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논란이 많은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사례다. 글로벌 항공 수요를 기초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인수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완전히 판도가 바뀌었다. 아직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나, 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때 인수 후보는 계약금(총 인수대금의 10%)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소송을 진행하게 되며, 매도 기업은 상대방이 계약을 파기한 것이니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서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은 약 2500억원으로, 소송전을 앞두고 양측의 명분 쌓기를 위한 여론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 사례는 독과점 논란이다. 인수 작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확정되는데, 음식 배달 시장의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인수자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시장의 획정(劃定)과 성장성,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혜택, 해외시장 진출 등의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빅딜’ 배달의민족, 홍보방식 아쉬웠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인수 기업은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 후 통합)에 집중해야 한다. M&A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인수 대상 회사의 핵심인재 유출이다.

조직이 흔들리면서 우수 인재들이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경쟁사로 옮기기도 한다. 이때 인수 기업 PR팀은 임직원들에게 조직 안정과 고용 불안 해소, 미래 성장 전략 등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사내 커뮤케이션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직원들은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미래 비전이 명확하지 않으면 떠나기 마련이다. 인사(HR)팀과의 협업이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이처럼 M&A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M&A 커뮤니케이션도 PR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PR의 기본을 지키며 재무 용어와 과정을 이해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August 04, 2020 at 01:3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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